AI는 내 목소리도 복제할 수 있을까?
내 목소리를 10초 정도 녹음했을 뿐인데 AI가 내가 하지 않은 말을 내 목소리처럼 말한다면 어떨까요? AI 음성 복제 기술은 이제 콘텐츠 제작뿐 아니라 영상 더빙과 강의, 팟캐스트 등에 활용할 수 있을 정도로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목소리를 복제하기 쉬워진 만큼 사칭과 보이스피싱에 대비하는 방법도 알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AI가 얼굴을 복제하는 시대가 왔습니다.
그렇다면 목소리는 어떨까요?
“안녕하세요. 오늘은 스마트폰 배터리를 오래 사용하는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이 문장을 한 번도 직접 녹음하지 않았는데 내 목소리로 말하는 음성 파일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방법도 과거보다 훨씬 간단해졌습니다.
전문 녹음실에서 몇 시간 동안 목소리를 녹음해야 하는 것도 아닙니다.
최근에는 짧은 음성만으로 목소리의 특징을 파악해 새로운 문장을 말하게 만드는 AI 서비스가 등장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서비스가 ElevenLabs입니다.
10초만 녹음해도 내 목소리가 만들어진다
ElevenLabs는 현재 Instant Voice Cloning 기능에서 약 10초의 녹음으로도 음성 복제를 시작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원리는 생각보다 흥미롭습니다.
AI가 녹음된 문장을 단순히 잘라 붙이는 것이 아닙니다.
목소리의 높낮이와 억양, 말하는 속도와 음색 같은 특징을 참고해 녹음하지 않았던 새로운 문장까지 비슷한 목소리로 생성합니다.
예를 들어 내가
“오늘 날씨가 정말 좋습니다.”
라는 문장만 녹음했다고 해도 AI에게
“이번 주말에는 가족과 함께 제주도로 여행을 떠납니다.”
라는 전혀 다른 문장을 입력할 수 있습니다.
AI가 이를 복제된 목소리로 읽어주는 방식입니다.
10초짜리 복제와 전문적인 복제는 다르다
여기에서 한 가지 오해하면 안 됩니다.
10초만 있으면 실제 사람과 완전히 구별할 수 없는 목소리가 만들어진다는 뜻은 아닙니다.
ElevenLabs에도 빠르게 만드는 Instant Voice Cloning과 보다 정교한 Professional Voice Cloning이 구분되어 있습니다.
짧은 음성은 빠르게 목소리를 만들어보기에 좋지만 녹음 품질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주변에서 TV 소리가 들리거나,
마이크에 잡음이 들어가거나,
평소와 다른 목소리로 녹음하면
AI도 그 특징을 참고하게 됩니다.
반면 더 높은 수준의 음성 복제는 훨씬 많은 양의 깨끗한 음성 자료를 이용합니다.
결국 음성 샘플이 길다고 무조건 좋은 것은 아니지만 좋은 품질의 다양한 음성이 많을수록 일관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한국어도 내 목소리로 말할 수 있을까?
가능합니다.
ElevenLabs는 한국어를 지원하고 있으며 한국 시장에도 공식 진출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한국어 지원’과 ‘완벽한 한국 사람 말투’는 구분해서 생각하는 것이 좋습니다.
예를 들어
지역명,
사람 이름,
전문용어,
영어와 한국어가 섞인 문장,
숫자나 단위가 많이 들어간 문장
등에서는 발음이 예상과 다를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긴 영상을 한 번에 만들기보다 20~30초 정도의 한국어 문장으로 먼저 테스트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AI 음성 앱은 어떤 것을 선택할까?
AI 음성 서비스도 목적에 따라 선택이 달라집니다. 음성 복제와 콘텐츠 제작을 기준으로 대표적인 서비스를 간단히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1위 ElevenLabs
자연스러운 AI 음성과 음성 복제 기능이 강점입니다. 내 목소리와 비슷한 AI 음성을 만들어 영상·내레이션·다국어 콘텐츠에 활용하고 싶은 사람이 먼저 살펴볼 만합니다.
2위 Descript
음성 복제와 함께 영상·오디오 편집 기능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녹음한 말을 텍스트처럼 수정하고 영상이나 팟캐스트를 편집하는 콘텐츠 제작자에게 편리한 서비스입니다.
3위 Murf
기업 교육, 광고, 프레젠테이션 등 업무용 AI 내레이션 제작에 활용하기 좋습니다.
간단히 고른다면 목소리 복제는 ElevenLabs, 편집까지 함께하려면 Descript, 업무용 내레이션은 Murf 정도로 생각하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내 목소리를 복제하면 어디에 쓸 수 있을까?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분야는 유튜브입니다.
영상을 만들다가 문장 하나를 잘못 말했다고 생각해보겠습니다.
기존에는 마이크를 다시 켜고 같은 환경에서 해당 문장을 다시 녹음해야 했습니다.
AI 음성이 충분히 자연스럽다면 수정된 문장만 생성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강의에서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강의 내용에서 숫자 하나가 바뀌었을 때 전체 영상을 다시 녹음하지 않고 해당 부분의 음성을 수정할 수 있습니다.
또 다른 활용법은 다국어 콘텐츠입니다.
AI 음성 기술이 발전하면서 한 사람이 다른 언어를 직접 유창하게 말하지 못하더라도 자신의 목소리와 비슷한 느낌을 유지하면서 다른 언어의 콘텐츠를 제작하는 방식이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영상 제작,
팟캐스트,
오디오북,
교육 콘텐츠,
제품 설명,
게임 캐릭터,
접근성 기능 등 활용할 수 있는 분야도 계속 넓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10초면 목소리를 복제할 수 있다는 것이 무섭기도 하다
바로 이 부분이 AI 음성 기술에서 가장 중요합니다.
내가 직접 AI 서비스에 녹음하지 않아도 인터넷에는 이미 내 목소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유튜브 영상,
인스타그램 릴스,
SNS 영상,
인터뷰,
라이브 방송 등에 목소리가 공개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 연방거래위원회 FTC는 사기범이 온라인에 공개된 짧은 음성 자료를 이용해 가족의 목소리를 복제하고 긴급 상황을 가장할 수 있다고 경고해왔습니다.
FBI 역시 AI로 생성된 음성을 이용해 실제 사람을 사칭하는 수법이 사용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목소리가 똑같으니까 우리 아들이 맞다.”
라는 판단만으로 상대방을 믿기 어려워지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전화가 온다면 목소리보다 상황을 확인하세요
예를 들어 가족 목소리로 전화가 옵니다.
“엄마, 사고가 났어. 지금 바로 돈을 보내야 해.”
목소리도 비슷하고 말투도 비슷합니다.
이때 가장 위험한 행동은 당황해서 바로 송금하는 것입니다.
먼저 전화를 끊습니다.
그리고 평소 알고 있던 가족의 전화번호로 직접 다시 전화합니다.
상대방이
“휴대폰을 잃어버려서 다른 번호로 전화했다.”
라고 말하더라도 다른 가족이나 지인을 통해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AI 음성을 귀로 구별하려고 애쓰기보다 별도의 연락 경로로 사람을 확인하는 것이 훨씬 안전합니다.
가족끼리 비밀 질문 하나를 만들어두는 것도 방법이다
FBI는 AI 사칭에 대응하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가족끼리 비밀 단어나 문구를 정해두는 방법도 안내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가족만 알고 있는 질문을 하나 정합니다.
“우리가 처음 키웠던 강아지 이름은?”
같은 식입니다.
중요한 것은 SNS나 공개된 인터넷 정보만으로 쉽게 알아낼 수 있는 질문을 사용하지 않는 것입니다.
생일이나 학교 이름처럼 온라인에서 찾을 수 있는 정보는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특히 부모님이나 자녀에게 미리 알려두면 긴급 상황을 가장한 전화가 왔을 때 확인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내 목소리를 AI에 올리기 전에도 확인해야 한다
AI 음성 서비스를 사용할 때는 결과가 얼마나 자연스러운지만 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먼저 개인정보와 데이터 사용 설정을 확인합니다.
ElevenLabs는 일부 사용자 데이터를 서비스의 AI 모델 개선에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자가 데이터 사용 설정에서 이를 변경할 수 있다고 안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음성 파일을 올리기 전에
내 음성이 어떻게 사용되는지
모델 개선에 사용되는지
사용을 거부할 수 있는지
삭제 방법은 무엇인지
등을 확인하는 것이 좋습니다.
얼굴과 마찬가지로 목소리 역시 한번 외부에 공개되면 완전히 회수하기 어려운 정보이기 때문입니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를 복제해도 될까?
기술적으로 가능하다고 해서 허락 없이 사용해도 되는 것은 아닙니다.
친구,
가족,
회사 동료,
유명인,
유튜버 등의 목소리를 동의 없이 복제해 실제 그 사람이 말한 것처럼 사용하는 것은 사칭과 권리 침해 문제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ElevenLabs 역시 다른 사람을 동의나 법적 권한 없이 의도적으로 사칭하거나, AI로 생성됐다는 사실을 속이기 위한 음성 사용을 금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재미로 만드는 영상이라도 상대방의 동의를 먼저 받는 것이 기본입니다.
AI 음성을 귀로 구별할 수 있을까?
예전 AI 음성에는 특징이 있었습니다.
억양이 일정하거나,
감정 표현이 부족하거나,
호흡이 어색하거나,
문장 사이의 간격이 부자연스러웠습니다.
하지만 기술이 발전하면서 이런 특징만으로 AI 음성을 판단하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FBI도 AI 생성 콘텐츠가 발전해 진위를 식별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따라서
“조금 기계음처럼 들리면 AI다.”
라는 방식으로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특히 돈이나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전화에서는 목소리의 자연스러움보다 요청 자체가 정상적인지 확인하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AI 음성을 사용할 때 기억할 네 가지
AI 음성 복제 기술 자체는 상당히 유용합니다.
문제는 기술보다 사용하는 방식입니다.
내 목소리를 등록할 때는 데이터 사용 조건을 확인합니다.
다른 사람의 목소리는 허락 없이 복제하지 않습니다.
AI 음성으로 만든 콘텐츠가 실제 사람의 발언으로 오해될 가능성이 있다면 이를 알리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가족 목소리로 돈이나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연락이 오면 목소리만 믿지 않습니다.
이제 목소리는 ‘본인 확인 수단’이 아닐 수도 있다
예전에는 전화기 너머에서 가족의 목소리를 들으면 상대방이 누구인지 크게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목소리는 사람마다 다르고 쉽게 복제할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그 전제가 바뀌고 있습니다.
10초 정도의 짧은 음성만으로도 AI 음성 복제를 시작할 수 있는 시대라면 앞으로는
“목소리가 같으니 같은 사람이다.”
라는 공식이 항상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AI 음성 기술을 두려워할 필요는 없습니다.
내레이션을 만들고,
영상을 수정하고,
강의를 제작하고,
언어의 장벽을 낮추는 데 매우 유용한 기술이 될 수 있습니다.
대신 새로운 습관 하나가 필요합니다.
AI가 사람의 목소리를 복제할 수 있다면 우리는 목소리가 아니라 상황과 경로를 확인해야 합니다.
AI 시대에는 듣는 것만으로 믿는 것보다 한 번 더 확인하는 습관이 새로운 디지털 상식이 될 수 있습니다.
bobogre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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